2015년 10월 31일, 지구를 스쳐갔던 지름 약 460m의 소행성 '2015 TB145'은 핼러윈 축제가 벌어지던날 지구에 근접했었습니다. 당시 이 소행성은 지구와 달의 거리보다 약간 먼 49만 9,000km의 거리에서 시속 12만 55,000km의 속도로 지나갔는데, 이 소행성은 그만한 크기의 소행성으로는 2006년 이후 지구에 가장 가깝게 근접한 소행성으로 기록되어있습니다
이후 가장 주목되는 지구 근접 소행성은 ‘99942 아포피스’(99942 Apophis) 소행성이었습니다. 2029년 4월13일을 전후로 해서 지구와 달 거리의 10분의 1인 3만6000km 지점까지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는 소행성으로, 2004년 12월에 발견됐을 당시엔 지구 충돌 확률이 2.7%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돼 큰 관심을 끌었으나 이후 공전 궤도가 확인되면서 일단 충돌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구로 오는 과정에서 우주 쓰레기나 다른 소행성과의 충돌, 주변 천체의 중력 등의 영향을 받아 궤도가 수정될 여지는 있습니다.
99942 Apophis
또, 역대 관측된 것 중 가장 큰 덩치를 가진 것에 속하는 ‘지구근접 소행성’은 지름이 약 4.5km에 달하는 소행성 '플로렌스'(3122 Florence) 였습니다. 하지만 플로렌스는 2017년 9월1일 지구와 700만km거리를 두고 지나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없었습니다.
3122 Florence
일반적으로 소행성은 지름이 140m가 넘고 지구에서 750만㎞ 이내를 지나가면 ‘잠재적 위험 소행성’(PHA·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에 속합니다. 만약 플로렌스가 지구에 떨어진다면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의 재앙을 불러올 수준으로, 지난 2013년에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운석이 떨어져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든적도 있습니다.
2013년 당시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떨어진 운석은 크기 20m의 소행성으로 지구로 진입한 뒤 상공에서 폭발했는데 히로시마 원폭보다 30배 강력한 에너지의 폭발이 일어났으며 지상 건물 5천여 채의 유리창이 깨지고 1,200여 명이 부상당했습니다.
1908년 6월 30일에는 러시아 시베리아 퉁구스카강 상류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대규모 공중폭발이 일어났는데 나무 6~8천만 그루에 해당하는 2,150 제곱킬로미터의 숲을 파괴하였습니다. 파괴된 숲에서는 사건으로 죽은 천오백마리의 순록 시체가 발견되었는데 다행스럽게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지역이라 사람의 피해는 없었습니다.
훗날 연구결과로 당시 대폭발사건은 운석에 의한 폭발임이 밝혀졌으며 당시의 폭발력을 현재의 TNT를 기준으로 한다면 500만톤에 이르는 상당한 규모로 퉁구스카 대폭발 사건은 20세기 최고의 충돌사건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소행성의 지구 불시착은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며 이에 세계 각지에서는 소행성 관측 조사와 협력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습니다. 과학계에서는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 1만3171개 중 지구와 부딪치면 치명상이 입혀질 지름 1,000m 크기의 소행성은 약 875개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2100년까지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높은 소행성은 261개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NASA는 지난 2016년 2월 소행성 충돌 위험에서 지구를 지키기 위해 '지구방위합동본부(PDCO)'를 설립했습니다. 이 기구는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 등 천체를 발견하고 분석해 지구와 충돌 위험이 나타났을 경우 각 정부 및 관계 기관이 대응하는 비상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합니다.
더해서 2020년 8월에는 소행성이 지구로 날아올 때 이를 파괴하기보단 운행 방향을 우회시키는 소행성 탐사용 우주선을 처음 쏘아 올릴 예정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 소행성이 지구에 근접하고야 발견돼 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현재 기술로는 소행성 충돌 1년 전쯤에야 정확한 궤도를 알 수 있습니다. 긴 시간 같지만 영화처럼 소행성을 부수러 갈 우주선을 만들고 우주인을 훈련시키기에는 아직 부족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소행성의 예상 궤도도 자주 바뀌는것이 문제입니다. 소행성은 태양빛을 받아 내부 물질이 기화되면서 로켓 같은 추진력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속도와 방향이 달라집니다. 수퍼컴퓨터를 이용해도 소행성 하나의 예상 궤도를 새로 알아내는 데 최소 4주 정도가 걸리는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또다른 문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소행성보다 아직 발견하지 못한 소행성이 더 많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