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행크스 주연 영화 터미널 실화 실존인물 파리에서 숨져

톰행크스 주연 영화 터미널 실화 실존인물 파리에서 숨져

톰 행크스 주연의 2004년 영화 ‘터미널’에 영감을 주었던 실제인물이 18년간 살았던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서 7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12일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출신의 메헤란 카리미 나세리가 파리 샤를드골 공항 2층 터미널에서 자연사한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참고로 사인은 심장마비로 알려졌습니다.

 

 

 

 

 



나세리가 파리 공항에 머물게 된 경위는 사실 정확하지 않습니다. 생전에 나세리가 주장했던 바에 따르면 1945년 이란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이란에서 팔라비 왕조 반대 운동을 하다가 비밀경찰에게 고문 당한 후 1970년대에 여권 없이 추방되었습니다. 이후 유럽 각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했고 1986년 약 16년이란 긴 시간 끝에 유엔난민기구(UNHCR)로부터 난민 지위를 부여받게 되었습니다.

 

 

 

 



난민 지위를 부여받은 후 잠시 벨기에에서 거주하기도 했던 나세리는 1988년 어머니가 살고있는 영국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고 파리에 도착했지만 기차역에서 난민 관련 서류가 든 가방을 분실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파리 공항 출국심사는 무사통과해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까지 갈수 있었지만 난민 서류가 없어 입국이 불허되었고 결국 다시 파리 샤를드골 공항으로 이송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그를 추방하려고 했었지만 무국적 상태인 그를 어디로 보내야 할지 알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그를 공항 터미널에 방치하게 되었고, 그 기간이 점점 길어져 결국엔 2006년까지 18년이란 시간동안 공항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영화 터미널에서 톰행크스가 연기했던 것처럼 나세리 또한 공항에 있는 빨간 플라스틱 의자에서 잠을 잤고 직원 시설에서 샤워를 하며 생활고를 해결한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항에서 그는 잡지를 읽거나 사람들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냈고 오랜시간 함께 지낸 공항 직원들과도 친구가 되었습니다.  직원들이 지어준 별명인 '알프레드 경’을 자신의 이름으로 쓰기도 했던 그는 1999년 프랑스로부터 난민 지위를 받아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권한을 얻었지만 공항이 자신의 집이 되어버린 상황이었기에, 밖으로 나가지 않고 공항에 쭉 머물러 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공항에서 그와 친구가 된 직원들은 오랜 터미널 생활이 그에게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그를 지켜봤던 공항 소속의 한 의사는 나세리를 보고 “이곳에서 화석화 됐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한 직원은 그를 ‘외부생활이 불가능해진 죄수’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지나 그의 이야기는 곳곳으로 퍼져나가게 됐고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명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에게도 영감을 주게 되었습니다. 2004년에 출시된 영화 터미널은 나세리의 실제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지는 않았으나 그가 겪었던 실화를 재구성해 제작된 작품입니다.

 

 

 

 

 

제작사 드림웍스는 영화화 판권으로 나세리에게 수십만 달러를 지불했으며 돈을 받은 나세리는 저금은 물론 친하게 지냈던 공항 직원들에게 후한 식사를 대접하기도 한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화 제작 이후에도 계속해서 공항 생활을 이어갔던 그는 2006년 7월 몸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16년간의 공항 생활을 마감하게 되었고 2007년 부터는 한 프랑스 자선단체의 도움으로 파리에서 거주하게 되었지만 오랜기간의 공항생활로 인해 바깥생활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여러 보호소 및 호스텔을 전전하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2022년 결국 다시 파리 공항으로 돌아와 공항 생활을 재시작했던 그는 그로부터 불과 몇 주후 77세의 나이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알려진바에 따르면 당시 이란 정부는 나세리의 주장에 대해 ''그를 추방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고 2005년 가디언의 보도에 의하면 그가 고문을 받고 추방당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도 나세리의 출생 비밀이 거짓이라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가 어떠한 이유로 공항에서 살게 되었는지, 그가 주장했던 모든것들이 거짓이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게 되었지만 매일 아침 5시 첫 비행기가 도착하는 시간에 일어나 머리를 감고 몸가짐을 바르게 했던 그는 단한번도 구걸을 하거나 행패를 부리지 않았고 공항 측에 피해가 갈 일도 일절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영화의 톰행크스처럼 주변을 반드시 청소하고 자신의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정돈했으며 주변사람들에게도 늘 친절했던 그는 지난 2004년 <The Terminal Man>이라는 이름의 자서전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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