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제작자가 직면하는 문제 가운데 가장 어려운 점은 구형 세계의 현실을 평면도로 묘사하는 것이며, 아마도 많은 분들이 깨닫지 못하고 있었겠지만 사실 우리가 지금까지 봐왔던 세계지도는 모두 틀린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벽지도는 1569년 네덜란드의 지리학자 Gerardus Mercator가 개발한 지도 제작 기법인 메르카토르 도법을 이용하고 있는데요. 이 도법은 올바른 국가의 모양을 제공하며 선원들이 세계를 항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것은 맞지만, 많은 대륙의 크기와 그들 사이의 거리를 왜곡하였습니다.
시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위와같은 지도를 보면, 중국이 (최상단)그린란드에 비해 반 정도 작아보이며 북아메리카가 아프리카 보다 약 1/3 정도 더 커 보이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그러나 현실은 중국이 그린란드보다 무려 4배가 크며, 아프리카도 북아메리카 보다 더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와같은 왜곡은 메르카토르가 사용했던 투영법의 결과라 볼 수 있는데요.
이 방법은 위의 이미지와 같이 지구를 원통형이라 가정한 후 그에 맞는 위도와 경도를 비율에 맞춰 종이에 그려 놓고, 다시 그 라인에 맞춰 대륙을 그려넣었기 때문에 적도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왜곡현상이 심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3차원인 구형인 지구의 표면을 평면지에 정확히 옮긴다는 것이 사실 거의 불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수 많은 지도 제작자들은 오랜 기간동안 이와같은 왜곡을 수정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습니다.
그나마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지도중 가장 '정확한 지도' 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바로 건축가이자 예술가인 Hajime Narukawa가 만든 'AuthaGraph World Map' 이라는 이름의 세계지도 인데요.
'지구본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한다' 라는 개념에서부터 시작된 나루카와의 지도는 지구를 96개의 삼각형으로 나눈 다음 표면을 사면체로 전환시킨 후, 평면 구조로 펼쳐 보이는 방식을 사용하였습니다.
조금은 독특해 보이긴 하지만 나루카와의 지도는 어느 모습에서건 물과 육지의 비율이 유지된다는 장점을 가졌으며, 그의 지도를 본 수 많은 지리학자들은 '그동안 소홀했던 남극대륙을 포함하여 모든 대양과 모든 대륙을 충실히 나타내었고 우리 지구의 첨단 정밀 시점을 잘 보여주었다'고 평가하였습니다.
나루카와의 'AuthaGraph World Map'은 2016년에 Good Design 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으며, 그가 만든 지도는 앞으로 일본학생들이 사용하는 교과서에도 등장할 예정이라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