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존재하지만 치료방법이 없는 '외계인 손 증후군'

현대 의학이 많은 영역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고 '인간 게놈 지도'가 완성되었지만 아직도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질환과 치료방법을 찾지못한 질병들이 존재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나무'에는 주인공의 '왼손'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왼손이 자율권을 주장하며 주인공의 뇌가 내리는 명령을 거부한다는 다소 신기한 발상의 이야기이지만 이 증상은 실제 존재하는 질환으로 '외계인 손 증후군'이라 불립니다.




이 증후군은 1908년, 독일의 신경정신과 의사 골드스타인 커트가 자신의 의지대로 왼손을 인식하지 못하는 첫번째 사례 여성(57세)을 발견한 후 학계에 보고되었고 1972년에 정신과 의사인 브리온과 제디낙에 의해 최초로 '외계인 손 증후군'이라고 명명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내손이 내의지와 상관없이 혼자 움직인다면 얼마나 무서울까요? 이 증후군의 증상으로 다양한 사례들이 학계에 보고되고 있습니다. 한 남성은 이 증후군으로 인해 왼손으로 단추를 채우면 오른손이 다시 단추를 풀어버리며 오른손으로 모자를 쓰면 왼손이 바로 모자를 벗기는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외국의 또다른 남성은 손이 자신의 온몸을 때려 항상 멍투성이 입니다. 또다른 외계인 손 증후군 사례 논문에서는 오른손이 생선 토막을 자신의 입속에 강제로 집어넣으려는 사례도 보고되어있습니다. 외계인 손 증후군이 더 심해지면 자신을 학대하는 증상이 발견됩니다.


2005년 영국에서는 한밤 중 잠을 자던 남성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왼손이 자신의 목을 조르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날이 지날수록 목을 조르는 힘은 거세졌고, 정신을 잃을정도가 되자 남성은 결국 병원을 찾아 자신의 증상을 알게됩니다.




이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한손이 자기자신을 공격하고 또다른 한손이 그손을 방어하는 그런 생활을 하고있다고 합니다. 놀라운 사실은 이 휘귀한 병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다는 점인데요. 실제로 외계인이 자신의 한쪽 손을 조종하는 것일까요?




현재 알려진 바에 의하면 뇌가 외부로부터 충격을 받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런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좌뇌와 우뇌는 뇌량으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데 이 뇌량이 손상되면 좌뇌와 우뇌가 소통할 수 없게되고 결국 이러한 증상을 야기시킵니다. 특히 중증 간질환자는 뇌량을 절단하고 분할 뇌수술을 받는데, 이 수술을 받은 환자 중 일부에서 외계인 손 증후군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한편 최근의 연구결과에서는 뇌신경세포가 죽는 크로이츠펠트-야곱병(Creutzfeldt-Jakob disease)등 신경 퇴행성 질환 때문에도 이 증후군이 나타난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외계인 손 증후군'은 한손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여 마치 손자체가 별도의 의지를 가진것처럼, 혹은 외부의 어떤 힘에 이끌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태를 통틀어 지칭하는 희귀 증후군입니다. 영화에서만 나올것같은 일이지만 실제 존재하는 증후군으로 아직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내 손 아닌 '외계의 손'에 의해 고통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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