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쉽 오랑 메단호에서 들려온 죽음의 목소리

고스트 쉽 오랑 메단호

 

1947년은 세계가 참혹했던 전쟁으로부터 조금씩 회복됨과 동시에 냉전에 들어서게 된 시기였습니다. 일본의 압제로부터 해방된 동남아시아는 유럽의 식민 지배자들도 함께 사라지기를 열망했지만 미국과 소련의 총성 없는 전쟁이 계속해서 이어졌기에 동남아 지역에는 여러 국가의 해군들이 계속해서 주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때 말라카 해협을 지나던 다국적의 선박들이 소름끼치는 하나의 음성을 듣게 되었습니다.

 

 

 

 

말레이시아 반도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말라카 해협을 지나던 네덜란드, 영국, 미국의 선박들이 요란하게 들려오는 하나의 모스 신호를 듣게 되었습니다. 들려온 모스 신호는 처음엔 해독이 불가능하거나 알아들 수 없는 신호들뿐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해독이 가능한 부분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들려왔던 내용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우리는 표류중이다. 선장을 포함한 모든 항해사들이 죽었다. 그리고 나도 죽는다''

모스 신호형태로 들어오던 이 메시지는 나도 죽는다라는 강렬한 한마디를 남기고 끊겼고 해당 신호를 들었던 여러 국가의  선원들은 모두 말 한마디 하지 못한 채 그대로 굳어 버리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정신을 차린 각국의 선박들은 오랑메단호를 구조하기 위해 삼각측량을 통해 발신지를 확인한 후 현장으로 이동했습니다. 16시간의 수색 끝 미국의 실버 스타호가 마침내 수평선에서 큰 배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깃발이 날리지도 프로펠러가 움직이지도 않는 것을 본 선원들은 이 배가 오랑 메단 호라는 것을 확신하였지만 이와 동시에 확실히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것을 직감하게 되었습니다.

 

선원들이 오랑메단에 올라섰을 때 그들은 그곳에서 정황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비참한 현장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배에 오르자 마자 본 것은 갑판 위에 널려있는 수많은 시신들이었습니다. 시체에 상처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눈을 뜨고 입을 벌린 딱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시체는 갑판뿐만 아니라 조타실 선교 등 배의 어느 곳에서 나 발견됐고 그곳에는 한 마리의 강아지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함정에서 선박을 항구로 견인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을때 였습니다. 멀쩡하던 화물 창고에서 갑자기 화재가 발생하더니 순식간에 불길이 선박 전체로까지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선원들은 탈출을 감행하게 되었고 이후 자신들의 선박 위에서 오랑 메단이 폭발하는 모습 그리고 바닷속으로 영원히 가라앉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사고가 발생하고 10일이 지난 시점 6구의 시신과 함께 한명의 생존자가 타있는 한대의 구명정이 마셜 제도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구명정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제리 래빗은 자신이 오랑 메단호의 2급 항해사라 주장했습니다. 상하이에서 오랑 메단호에 오르게 된 그는 배가 목적지인 코스타리카로 향하기 전 중국의 여러 항구에 들려 약 15,000개의 알려지지 않은 화물을 실었으며 이후 항해하던 배에서 갑자기 작업자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선장은 당시 사망 원인을 심장마비로 기록했으나 시체를 봤던 래빗은 절대 그럴리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배에서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 래빗은 선장 몰래 항해 일지를 훔치게 되었는데 그 일지에는 황산, 시안화칼륨, 니트로글리세린과 같은 항목들이 나열되어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두려움에 떨던 래빗은 결국 6명의 사람과 함께 일지를 훔쳤고 이후 구명정을 타고 오랑 메단호로부터 멀리 달아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길고 외로웠던 끝없는 항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단 한 명의 생존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제리 래빗도 며칠 후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던 선교사는 래빗으로부터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유일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오랑 메단이 악명 높은 일본 731부대를 위한 화학무기를 운반했다는 소문도 있고 갑판에서 죽어나갔던 시체들에 대해서는 일산화 탄소 중독에 의해 사망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 오랑 메단이 군수물자를 비밀리에 수송하던 선박이며 실려있던 화학 물질에서 가스가 누출되어 죽은 것이 아니냐는 소문도 있었지만 오랑 메단이 물속으로 가라앉아 버리게 되면서 영원히 그 원인을 알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이상한 죽음의 원인, 죽음의 신호를 보내던 생존자, 갑작스러운 폭발 그 어느것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게 없는 오랑 메단호는 이후 사람들에게 고스트 쉽으로 불리게 되었고 이 미스터리 한 사건은 영원히 풀리지 않는 미제로 남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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