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복종'심리를 바닥까지 보여준 '충격적인 실험'




1961년 4월, 독일 나치스 친위대 중령이었던 아돌프 아이히만(Adolf Eichmann)은 수백만의 유대인을 학살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는 해당 재판을 통해 사형을 선고받게 되었지만, Eichmann은 당시 진행되었던 모든 재판 과정에서 '명령을 따랐을뿐' 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 노력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의 변론은 법정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였지만, 그의 이러한 행동은 '매우 도덕적인 삶을 살았던 일반인들이 얼마나 쉽게 상관의 명령에 복종을 하며, 그 명령에 따라 최대 어떠한 일까지 저지를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했던 미국의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아돌프 아이히만이 법정에서 주장했던 변론들을 기반으로, 밀그램은 예일 대학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나의 설문조사를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설문조사에 의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아무리 상관의 명령이라고 하더라도,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 답했습니다.




그러나 모든사람이 이와같이 답변했던 것은 아니었는데요. 설문조사에 참석했던 사람들 가운데 약 3%의 인원이 낯선사람이라도 죽일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고, 그 후 의과대학의 한 직원이 새롭게 조사한 결과에서도 피실험자의 4%가 대상자를 죽일 수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슷한 질문으로 몇번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던 스탠리 밀그램은 1961년 7월 마침내 이를 기반으로한 하나의 실험을 진행하게 되었으며, 밀그램의 실험(Milgram Experiment) 이라고도 알려진 그의 '복종실험'은 훗날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밀그램의 복종실험을 진행하기 위해선 총 3명의 사람이 필요했고, 이 세명의 사람중 한명은 교사(권위를 가진)역할을, 한명은 학생(명령에 따르는)역할을, 나머지 한명은 학습자라고 명명된 '연기를 하는 배우' 였습니다.


그리고 피사체 앞에는 최대 450볼트의 전압레벨이라 적혀있는 30개의 스위치가 달린 긴보드판이 있었으며, 그 중 마지막 3개에는 고전압 경고 스티커가 붙어 있었습니다. 




이 실험의 주 목적은 '학생'역을 맡고 있는 사람의 도덕성 또는 윤리성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전기충격 기계를 포함한 모든 것이 가짜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피실험자를 속이기 위한 비명소리는 미리 녹음해 놓은 것이었으며, 비명이 재생될때마다 학습자(배우)가 그에 맞는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이 실험은 교사 역할을 맡은 사람이 학생(피 실험자)에게 질문을 하고, 학생이 틀린 답을 대답한 경우 직접 옆방 학습자(배우)에게 연결된 전기충격을 15볼트씩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학생역을 맡은 사람에게는 실험이 시작되기전 전기충격 표본에 대한 목록을 제공하였으며 이 목록에는 몇 볼트부터 인체에 위험이 되는지를 설명해 놓았습니다.




비명소리는 미리 녹음해 놓은것이었지만 피실험자들은 당연히 자신들의 오답때문에 학습자가 실제 충격을 받고 있다고 믿었으며, 일정 볼트이상이 되었을때에는 학습자(배우)가 벽을 치며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실험을 중단하고 확인하고자하는 바램을 나타냈습니다. 일부 실험 대상자들은 버튼을 누르는 것을 잠시 중단한 후 실험의 목적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으며, 그 중 몇몇은 학습자의 비명소리에 극심한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피실험자가 실험을 중단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한 경우에는 밀그램이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라는 말을 반복 하였습니다.




참고로 이 실험을 시작하기전, 밀그램은 이전의 여러 설문조사에 결과에 따라 실험자의 약 3%정도가 인체에 치명적이라 표시 되어있는 300볼트 정도까지 올릴것이라 예상하였고, 450볼트는 누구도 올리지 않을것이며, 대부분이 150볼트쯤에서 멈출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실험이 끝난 후 나온 결과는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는데요. 기계에 '300볼트 이상은 인체에 치명적이다' 라는 문구가 써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난하게 300볼트까지는 올렸으며, 마지막 450볼트까지 올린 사람도 무려 65%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밀그램의 실험은 그후 윤리적 문제와 실험에 대한 방법론에 관하여 엄청난 비판을 받았으며 그 또한 미국 심리학회로부터 한해동안 자격을 정지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실험으로 인해 심리학 실험이 진행될때에는 실험참가자들에게 연구의 과정과 방법등을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절차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밀그램의 실험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이 실험에 참여함으로써 받는 금액은 단 4달러에 불과했고 가격을 둘째치고서라도 '책임을 지겠다' 라는 상관의 말 하나에 65%의 사람들이 사람을 죽일정도로 전기충격을 높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인간의 자유의지를 차단하게 만든 '상황'자체가 가장 큰 문제이긴 했지만, 이 실험은 인간의 '악'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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