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소련의 잠수함을 인양하라 '아조리안 프로젝트'

냉전이 지속되었던 1968년 3개의 탄도 미사일이 장착된 소련의 잠수함 K-129가 캄차카 반도 태평양 연안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소비에트 정부는 잃어버린 K-129를 찾기 위해 광범위한 수색을 펼쳤지만 몇 주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잠수함에 대한 어떠한 단서도 발견하지 못하면서 결국 수색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K-129가 폭발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있었던 미국은 소련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수색작업을 포기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나서 자신들이 직접 K-129를 찾아야 겠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임무는 그후 프로젝트 아조리안(Project Azorian)이라 명명 되었습니다.

 

 

 

미국이 소련의 잠수함을 찾는 '프로젝트 아조리안'을 실시했던 가장 큰 이유는 K-129 잠수함이 3기의 탄도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었기 때문이며 이 잠수함에 접근할 수만 있다면 당시 가장 위험한 적대국이었던 소련의 군사기술 및 암호화 기술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소련이 K-129를 오랫동안 찾지 못했던것과 달리 미국은 미 해군의 핵 잠수함 할리벗 SSN-587을 이용해 비교적 쉽게 하와이 북서쪽으로 1,560마일에 위치하는 4.8km의 깊은 해저속에서 K-129를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새로운 정권이 들어오려던 시기였던 터라 '아조리안 프로젝트가' 무산될 가능성도 존재하고 있었지만 잠수함에 최고급 기밀정보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해 새롭게 취임한 닉슨 대통령이 K-129를 인양하는데 동의를 하였습니다.

 

 

 

1천 7백톤의 무게를 지닌 잠수함을 인양하기 위해선 당연히 그에 걸맞는 거대한 인양선이 필요 했지만 이정도 규모의 배는 소비에트 선박의 의해 쉽게 감지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당시 CIA는 전세계 부의 절반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 일컬어진 억만장자 하워드 휴즈와 손을 잡고 망간 시추 사업을 하고 있는 것 처럼 위장하기로 하였습니다.

 

 

 

CIA는 그후 하워드 휴즈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에 K-129를 인양할 수 있는 '휴즈 글로머 익스플로러(Hughes Glomar Explorer)'를 의뢰하게 되었고 휴즈는 록히드마틴과 협업하여 50,500톤의 배수량에 길이 619ft짜리 거대 인양선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이 배는 잠수함 리프팅 요람을 설계하는 것 외에도 대형 석유 굴착장치, 파이프 이송 크레인, 잠수함을 보관할 수 있는 센터 도킹 장치등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소련의 항공기와 선박, 스파이 위성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아조리안 프로젝트의 전체 복구 임무는 수중에서 진행되었으며 잠수함에서 발견된 코드북과 수중에 남아있던 종이를 보존하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과학자들과의 협력도 이루어졌습니다.

 

 

 

인양선 휴즈 글로머 익스플로러가 완공된 후 태평양에서 K-129의 인양 작업이 시도되기 직전 미국은 소련의 경계를 풀기 위해 대외적으로 억만장자인 하워드 휴즈가 망간 시추 작업에 엄청난 돈을 투자했다는 이야기와 곧 해양 채굴에 돌입한다는 거짓 사실을 대대적으로 발표했습니다.

 

 

 

그렇게 휴즈 글로머 익스플로러는 1974년 7월 4일 캘리포니아 롱비치를 출발하여 복구장소로 향하게 되었으며 그곳에서 K-129의 인양 작업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휴즈 글로머 익스플로러의 제작에만 5억달러가 투입되었으며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스파이 작전중 하나 였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이 기간동안 K-129를 들어올리는데 성공을 하긴 했지만 수심 2.7Km지점에서 본체가 분열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는 잠수함의 앞쪽 절반부분 정도만 인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인양에 성공한 선체 부분에는 6명의 잠수함 승무원들의 시체와 함께 약간의 암호 해독기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참고로 가장 중요했던 코드 북에 관한 정보는 잃어버린 나머지 반쪽부분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위장 암호 '프로젝트 제니퍼' 로써 알려져 있던 비밀 프로젝트 '아조리안'의 진짜 목표는 그로부터 오랜시간이 지나서야 알려지게 되었고 5억달러 이상을 투입했던 비밀 프로젝트 아조리안의 소득은 '두개의 핵 어뢰와 해독기'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조리안 프로젝트가 알려지고 오랜시간이 지난 1992년 CIA의 국장은 러시아의 첫번째 대통령이었던 보리스 옐친에게 당시 녹화해 두었던 승무원들의 장례식 영상을 보여주었는데 영상을 본 옐친 대통령은 그자리에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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