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라고 하면 보통 하천의 물이 범람해서 생긴 수해의 일종이지만, 1814년 영국의 런던에서는 황당하게도 맥주로 인한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런던 맥주 홍수'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1814년 10월17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세인트 자일즈 앤젤레스 교구에서 발생했는데요. 사고는 토트넘 코트로드에 위치한 모이쿠스 양조장에서 일어났습니다.
모이쿠스 양조장
사건이 발생하기 1시간 반 전, 창고 관리자 조지 클릭은 양조장을 점검했습니다. 통은 거대한 철제 고리로 묶여있었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니 10개월 정도 포터(맥주)가 들어있었던 약 300kg의 통의 위치가 일부 손상되고 팽창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양조장에서 17년간 근무했던 클릭은 유사한 현상이 연간 2~3번 정도 일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일단 상사에게 보고하는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고 보고를 받은 상사는 "당장 별다른 문제는 없을것"이라며 나중에 수리하기위해 노트에 기록만 해두었습니다.
그리고 1시간반후, 창고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들려왔습니다. 클릭이 소리가 난곳으로 부리나케 뛰어가보니 135,000 영국 갤런(61만 리터) 이상의 맥주를 저장한 통이 터져있었고, 그 충격으로 같은 건물에 있는 다른 통도 도미노처럼 넘어져 맥주가 마치 해일처럼 쏟아져 내렸습니다.
양조장은 다소 외딴곳에 있었지만, 그 바로 앞에 있는 마을은 밀집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양조장의 창고에서 쏟아져 나온 맥주는 인접한 가옥의 벽을 파괴했고 그로인해 16세의 바텐더 엘레쿠퍼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맥주의 홍수는 그레이트 러샐 거리로 힘차게 흘러 내렸고, 주변의 집안에까지 침입했습니다.
마을까지 내려온 맥주 홍수로 인해 지하실에 있던 유아 2명을 포함한 7명이 익사했으며 맥주홍수에 휩쓸린 많은 사람들 중 한명이 다음날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하였습니다.
몇시간후, 상황이 진정되었고 맥주 홍수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그러나 맥주 홍수로 인한 마을의 피해를 정리하는데는 훨씬 오랜기간이 걸렸습니다. 보고에 따르면, 마을에 맥주 냄새가 완전히 가시는데 몇주의 시간이 걸렸고 홍수로 인한 피해잔해들은 결국 제거되었지만 마을을 이전으로 되돌리는데에는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갔습니다.
'런던 맥주 홍수' 사건은 총 323,000영국 갤런(147만 리터) 이상의 맥주가 유출되어 9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많은 부상자와 재산피해를 입혔던 비극적인 사건이었는데요. 사건 직후 양조장에 대한 수사가 이뤄졌으나 도저히 인위적인 원인을 찾아낼수가 없어 "불가항력"이라는 판결을 받았고 아무도 책임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편 사고를 일으킨 모이쿠스 양조장은 사고에 의해 거액의 손실을 본것과 맥주 세금을 모두 납부한 상태여서 사업지속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의회에 청원하여 앞서 납부한 세금을 환급받는데 성공했고, 그 후 1922년까지 양조장을 운영하다 해체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