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도 미지의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은 계속되었으며,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과학현상들과 훌륭한 연구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중성자별 충돌 관측부터 8월 미국에서 관측된 개기일식 등 다양한 연구결과와 우주과학현상들이 2017년 큰 이슈를 안겨주었는데요. 아래에 2017년 한해를 뜨겁게 달군 우주과학계 사건들을 소개합니다.
1. 중성자별 충돌 관측
중성자별은 별의 마지막 단계인 초신성 폭발 후 남은 물질들이 엄청난 밀도로 수축된 상태입니다. 지난 10월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관측소(ESO) 등 45국 공동 연구진은 중성자별 충돌로 발생한 중력파(重力波)를 관측한 데 이어 같은 곳에서 고에너지 전자기파인 감마선 폭발과 X선·가시광선까지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중력파는 우주에서 별 폭발과 같은 거대한 사건이 발생할 때 중력 에너지가 물결처럼 퍼져 나가는 현상으로 우주의 탄생을 규명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관측은 중력파와 감마선, X선 등 하나의 천체 사건에서 여러 종류의 신호를 포착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베일에 가려졌던 우주의 비밀을 밝혀낸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 2017년 개기일식과 2024년 개기일식
올해,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99년 만에 미국 대륙을 관통해 미 전역이 들썩였습니다. 개기일식은 미국 서부 시각 8월21일 오전 10시 15분, 우리 시각으로 22일 새벽 2시 15분, 미국 서북부 오리건 주에서 관측이 시작돼 동남쪽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로 이동했습니다. 특히 미국 대륙을 관통하는 개기일식은 1918년 6월 8일 이후 99년만에 처음었으며 현지 언론들은 이번 일을 ‘자연의 슈퍼볼’이라고 불렀습니다.
진행 시간은 미국 대륙에서 90분, 한 지점에서 2분30초 안팎이었습니다. 이 ‘세기의 우주쇼’를 놓치지 않기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 정부와 과학계는 위성‧항공장비를 총동원했고, 시민들은 카라반을 타고 평원‧사막‧산악지대에 늘어섰습니다.
다음 개기일식은 2024년 4월 8일에 펼쳐질 예정입니다. 이번 개기일식이 미 대륙을 가로로 통과한 반면 2024년에는 남부에서 북동부로 반쪽만 지나게 됩니다. 특히 일리노이 주 카본데일은 이번 개기일식에 이어 2024년에도 일식을 볼 수 있어 ‘행운의 도시’로 불리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에서는 2035년 9월 2일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을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3. 나사의 우주타이어 개발
11월 나사에서 공기주입 타이어의 대안으로 개발한 '초탄성 타이어'(Superelastic Tire)를 개발했습니다. 이 타이어는 중세시대 작은 쇠사슬을 엮어 만든 갑옷의 원리를 차용해 공기를 주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기존의 어떤 타이어보다도 변형에 더 잘 견디는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지난 2012년 화성에 착륙해 탐사 중인 무인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의 바퀴 파손이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는데, 나사는 화성 표면을 이동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탐사선의 특성상 날카로운 암석으로부터 타이어를 보호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하여 마침내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초탄성 타이어는 니켈-티타늄 합금에 형상기억합금 기술을 적용해 처음 형태를 유지하는 방식인데, 우주뿐 아니라 지구에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나사에 의하면 초탄성 타이어가 기존 공기주입식 타이어와 같거나 더 뛰어난 견인력을 보이면서도 구멍 날 가능성이 없어 자동차 안전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4. 태양도 형제가 있었다?
미국 하바드대학과 버클리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한때 태양계에는 2개의 태양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결과는 그간 가설로만 이어져왔던 '네메시스'(Nemesis)의 존재 가능성과 맥을 같이합니다.
네메시스 가설의 시작은 지난 1984년 시카고 대학의 두 고생물학자의 주장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시 데이비드 라우프 교수 등 연구진은 지구는 2억 5000만 년 동안 여러 번의 대량멸종 사건이 일어났는데, 2600만 년을 주기로 한다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중에는 물론 소행성의 충돌로 인한 공룡의 멸종도 포함되어있습니다.
이후 과학자들은 2600만년이라는 주기성을 만든 원인을 찾기 시작했고, 일각에서 태양계 저너머에 태양의 쌍둥이인 '네메시스'가 있다는 주장을 펴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네메시스를 아직 발견하지 못해 가설이 증명되지 못했지만 우주의 별들은 우리의 태양과 매우 비슷하며 대부분 쌍성으로 태어난다는 이론과 함께 그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5. 우주여행은 우리의 유전자를 변형시킨다
NASA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340일간 우주정거장에 머물다가 지구로 복귀한 동생 스콧 켈리(Scott Kelly)와 지구에 머물렀던 형 마크 캘리(Mark Kelly)를 관찰했습니다. 우주에 머물렀던 동생 스콧은 340일간 지구 주위를 약 5,440바퀴 돌았는데, 그는 지구에 도착하자마자 진행한 신체검사에서 키가 약 5cm가량 자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나사는 무중력 상태로 장기간 생활하면서 척추 전체 길이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하며 스콧은 지구를 떠나기 전과 비교해 근육이 상대적으로 줄었고 골밀도도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두 쌍둥이에게서 발견된 놀라운 변화는 '장수 유전자'로 불리는 텔로미어(Telomere)의 차이였습니다. 형 마크의 텔로미어보다 동생 스콧의 텔로미어가 더 길어진 것인데, 우주에서 생활한 동생의 텔로미어가 더 길다는 사실은 우주에서 지내는 동안 노화 속도가 더뎌진다는 과학적 증거가 될 수 있는 발견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