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볼 파워볼 1등 2조 6800억 역대급, 로또 당첨자들의 삶
미국의 파워볼 1등 당첨금이 복권 사상 최고액이었던 기존 16억 달러를 넘어선 19억 달러(약 2조 6800억)까지 늘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2일까지만 해도 2016년 16억 달러의 파워볼 잭팟과 2018년 15억 5천만 달러에 이어 역사상 세 번째로 큰 15억 달러였으나 5일에 또 한 번 당첨자가 나오지 않게 되면서 역사상 가장 큰 당첨금으로 기록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이번 파워볼은 지난 8월 초부터 약 3달간 당첨자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워볼은 매주 3회 추첨하며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을시에는 당첨금이 이월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파워볼은 오는 7일 밤 다시 추첨에 나서게 되며, 이번 추첨에서 만약 1등 당첨자가 나오게 된다면 한국돈으로 약 2조 6800억을 얻게 됩니다. 참고로 이는 30년에 걸쳐 연금 방식으로 분할 지급받을 때 지급되는 금액이며, 1등 당첨자가 분할 지급이 아닌 일시불로 받는 것을 원한다면 당첨금액의 반 9억 2900만 달러(약 1조 3천억)를 얻게 됩니다.
당첨 확률은 2억 9,200만분의 1로 흔히 말하는 번개를 맞을 확률보다 400배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모든 성인이 각기 다른 번호로 파워볼을 구입하더라도 이번 추첨에서 당첨자가 나오지 않고 팟이 더 커질 가능성도 약 1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로또에 당첨된다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인데요. 실제로 당첨이 된다면 오랜 꿈이 마침내 실현되는 것 같겠지만 실제 당첨자들의 상당수는 이전보다 더 좋지 못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제학자 귀도 임벤스, 브루스 사시르도트, 통계학자 도널드 루빈의 논문을 비롯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복권에 당첨된 사람 중 약 1/3이 파산했고 20~40대의 사람들은 지출과 여러 투자로 당첨금의 절반을 굉장히 빠르게 잃었으며, 평균적으로 돈을 받은 이후 10년 안에 수령금의 84%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2년 기준으로 역사상 가장 큰 당첨금이었던 3억 1,400만 달러의 파워볼 잭팟을 얻게된 웨스트 버지니아의 건설 노동자 잭 휘태커는 당첨 이후 돈이 바닥날 때까지 교회, 식당 웨이트리스, 낯선 사람 및 지역 스트립 클럽 등에 돈을 소비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BC 뉴스에 따르면 복권 당첨 이후 아내가 떠났고 집은 불탔으며 딸을 암으로, 손녀는 마약으로 잃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19만 달러, 한국돈으로 약 30억의 당첨금을 받았던 로저 그리피스와 그의 아내 라라는 고급 자동차, 값비싼 집, 디자이너 옷과 액세서리 그리고 딸을 위한 값비싼 사립학교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 고급 생활을 맛보았습니다. 미용실을 여는데만 수십만 달러를 쏟아붓기도 했던 이 부부의 통장에는 결국 10달러도 채 남지 않았게되었고 라라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시 직원으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켄터키주에 거주하는 데이비드 리 에드워즈는 고액의 당첨자들이 파산의 길로 빠지는 가장 전형적인 상품에 재산을 낭비했습니다. 한국돈으로 약 380억을 받았던 데이비드와 그의 아내는 수십 대의 고급 자동차, 저택, 비행기등을 구입했습니다. 단 몇 개월 동안 170억을 소비했던 부부는 마약 중독에 빠지게 되었고 데이비드 리 에드워즈는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한국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로또 1등에 당첨되어 화제가 되었던 한 남성이 그로부터 13년 후 상습절도 및 강도상해 혐의로 뉴스에 나오기도 했었고 당첨자의 어머니가 패륜아들 000을 고발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역대 금액 2위로 242억을 받았던 남성은 주식, 투자 실패로 5년만에 받은 돈을 모두 탕진했고 이후 사기꾼으로 전락하기도 했습니다.
인생역전의 주인공들이 얼마지나지 않아 재산을 모두 탕진했다는 기사는 앞서 말했던 사례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당첨되기 전에는 합리적으로 당첨금을 사용하겠다고 마음먹었더라도 당첨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르게 행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경제관념이 없어서가 아니라 쉽게 얻었거나 우연히 얻은 돈을 자기 스스로 일해서 번 돈 보다 가볍게 취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자 리처드 탈러는 이러한 현상을 '하우스 머니 효과'라고 부르며, ''쉽게 얻은 돈을 아껴 쓰지 않고 위험 부담이 큰 계획이나 자산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여기에는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듀젠베리의 '톱니 효과'도 적용됩니다. 개인소비가 갑자기 늘고, 습관이 들어버리면 이전의 소비행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로또가 되면 하루아침에 모든 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생 만져보지 못한 큰돈을 손에 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갑자기 생긴 돈이 꼭 행복을 가져다주진 않는 것 같습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의 저자인 재정 전문가 던레이비는 복권 1등 당첨 시 최소 3개월 동안 시간을 가지며 자신의 자산과 부채를 검토해야 되고 갑자기 부유해진 상황에서 쓸모없는 소비를 줄이기 위해 전문가들과 심리학자를 만나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로또'에 당첨되었다는 것은 말그대로 행운을 가졌다는 의미입니다. 힘들게 찾아온 행운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다면 생각과 행동도 그에 맞게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