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람들만 걸린다는 '파리 증후군'의 미스테리

2016년,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프랑스를 사랑한 한 일본 여성이 ‘파리 증후군’에 걸려 일본에 강제 송환되는 내용이 방송되었습니다. 방송에서는, 고된 일상생활에 지친 39세의 한 일본 여성이 2003년 평소 자신의 로망이었던 파리 여행을 결심, 직장을 그만두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하지만 며칠간 파리의 명소들을 누비며 여행을 즐기던 그녀가 갑자기 호텔에서 나오지 않더니, 자신을 스칸디나비아의 여왕이라고 말하는 등 정신병자처럼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상태는 심각해져 결국 자국으로 강제 송환되었고, 모국으로 돌아가서야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파리 증후군' 이라는 증상을 겪은 사례는 그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어학연수 차 파리에 온 일본 남성에게도 이런 증상이 나타났던 것입니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비슷한 증상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일본인들은 무려 63명이나 되었으며 2006년 자료에선 파리를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 연간 100만명 중 약 10명이 '파리 증후군'에 걸려 본국에 송환되는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파리 증후군'은 프랑스에서 근무하던 일본인 정신과의사 오타 히로아키 교수가 처음 밝혀냈습니다. 그는 '파리 증후군'은 평소 파리에 대한 환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에서 오는 증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왜 일본인들이 유독 파리증후군에 걸리는 것일까요?


오타 히로아키 교수에 따르면 본래 예의바른 일본인, 특히 30대 여성들이 파리에 환상을 품고 여행을 갔다가 콧대 높은 프랑스인들의 무시, 소매치기, 길거리 노숙자와 매춘부 심지어 개똥 등에 실망하고 혼란에 빠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파리 증후군에 걸리는 사람들 대부분은 (2001년 개봉된) 영화 '아멜리에'에서 본 자갈 포장 거리와 아름다운 프랑스 여성, 높은 문화, 루브르박물관의 미술품 등 대단히 낭만적인 환상을 갖고 파리를 찾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거친 택시 운전사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하면 손님에게 고함을 질러대는 웨이터 등은 다른 서구 국가 사람들이라면 웃어넘길 일입니다. 그렇지만 예의바르고 공손하며 좀처럼 화난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일본인에게 꿈의 도시로 동경해온 파리가 악몽으로 변하는 경험은 그들에겐 충격적인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즉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때문입니다. 또 비교적 내성적인 일본인들은 직설적인 프랑스인들을 보고 스트레스가 극대화되고 나아가 정신병으로 발전할 개연성이 있기때문입니다.




이러한 히로아키 오타의 발표 이후, 영국의 한 심리학자는 '해외여행이 처음인 패션에 관심이 많은 2,30대 여성'을 파리 증후군의 위험인물로 지목했습니다. 한때 파리 주재 일본대사관은 심각한 문화적 충격에 빠진 사람들이 병원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24시간 비상전화를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인에게만 발생되는 파리 증후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다양한 후속 연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유일하고 확실한 치료법은 일본으로 돌아가 다시는 파리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